도로에 대해

개항 직후 우리 나라의 도로사정은 전근대적인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우마차도 지나갈 수 없는 도로가 대부분이었으며, 조금만 비가 와도 침수되고 유실되는 도로가 많았다.
대도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수도인 서울의 도로도 대부분 좁고 불결하였다. 전국의 도로망은 중앙집권적 체제의 정치적, 역사적 조건 때문에 서울을 중심으로 방사상(放射狀)형태를 하고 있어 모든 길은 서울로 통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역간의 도로망은 뚜렷한 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이와 같은 전근대적인 도로체제는 개화의 물결을 타고 외국문물을 접하고 돌아온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근대적 도로건설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 중 우리 나라의 치도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실제적인 치도 면에 많은 영향을 끼친 김옥균(金玉均)이 1882년 일본을 다녀와서 `나라의 부강은 산업개발에 있고, 산업개발은 치도(治道)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1884년 한성순보에 「치도약론(治道略論)」이라는 논설을 게재하여 여론형성에 힘썼다. 1896년에는 「법규유편(法規類編)」이라는 도로규정이 내무부령으로 공표되는 등 도로에 대한 법제가 구체…(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