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시의 양식적 특징에 관한 일 고찰

「힌밤」에서는 이미지의 환기가 또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경우이다. 전체적으로
달밤의 풍경을 `돌담에 달`과 `초가집웅에 박`이라는 유사한 사물로 병치시키고 `하이얗게빛난다`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완결짓는다. 그러나 이 시는 달밤에 대한 묘사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절과부하나가 목을매여죽은` 사건을 첨가함으로써, 이미지의 사용이 궁극적으로는 서사적 사건과 행위의 인간세계를 환기하기 위한 수
단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정주성」은 위의 두 시에서 드러나는 백석시의 이미지즘 창작방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예다. 우선 `정주성`을 중심으로한 주변 풍경에 대해 시적화자는 `불빛`에 감정이입해 `외롭다`는 심정을 단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러한
풍경을 `아즈까리기름의 쪼는소리`라는 청각적 이미지, `잠자리조을든 문허진성터`,`반디불이난다 파란혼들같다`라는 시각적 이미지, `어데서말있는듯이`의 청각적
이미지 환기와 `크다란산새한마리 어두운곬작이로난다`의 시각적 이미지가 교차하는 수법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이미지의 다채로운 사용…(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