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을 기점으로 한국화의 경향과 작품 평가

그러나 회원의 변동을 거쳐 실질적으로 앵포르멜이 양식적으로 등장한 제 4회전(1958년 11월)에는 김서봉, 김창렬, 김청관, 나병재, 이명의, 이양로, 박서보, 안재순, 장성순, 전상수, 조동훈, 하인두 등이 출품했다.4) 이들은 6.25 전쟁의 체험과 사회적, 정치적으로 암울한 현실을 넘어서려 하는 도전 정신을 보였다. 현대미협의 창립전 서문에서 그들의 태도를 볼 수 있는데, 이 글은 체계적인 논리보다 격앙된 감정만이 앞선 당시 그들의 인식을 알게 해 준다.5)
현대미협은 1961년까지 매년 거의 2회의 전시를 가졌는데, 1958년부터는 대부분 회원들의 화면에서 형상이 사라지는 비대상(非對象) 회화로 접어들게 된다. 이들은 이러한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훈련된 회화기교와 구성을 무시하고 과격한 붓터치와 두꺼운 마티에르의 표현을 시도했다. 그들의 이러한 표현은 1940～50년대의 유럽의 앵포르멜과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와 관련된다. 당시 한국의 작가들은 미술잡지 등을 통해 서구 미술을 접할 수 있었고 그들에게 이러한 양식이 호소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미협의 당시 작품들은 박서보로 대표되는 추상적, 표현적 화풍, 서체적인 강렬한 표현 등을 보여준다. 작품을 보면, 마티에르의 효과를 드러내며 세련되고 감각적인 화면을 나타내려는 욕구는 이들 작가들에게서 변함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 시기의 작가들의 앵포르멜 화풍은 6?25 동란 이후의 우리나라의 상황과 연관된다고 생각된다. 2차 대전 후 유럽에서 나타난 앵포르멜은 화가들의 연이은 세계 대전에 대한 반응이었다. 장 포트리에(Jean Fautrier, 1898～1964), 장 뒤뷔페(Jean Dubuffet, 1901～1985)등의 전쟁의 고통을 겪은 화가들은 전후(戰後) 자신들의 전시를 통해 전쟁의 경험을 표현했다.6) 한국의 작가들은 서구의 앵포르멜 운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형식적 차용의 성격이 강한 면도 있을 것이지만, 전쟁이라는 공통의 경험과 전후의 갈등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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