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의 희비극적 구조

2. 희극적 전반부 사랑에 빠진 남녀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결혼하게 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반부는 이 극과 비교적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셰익스피어의 낭만희극들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베로나의 두 신사』, 『한 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좋으실 대로』, 『십이야』 등에서처럼『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작품의 대주제인 사랑이 갖가지 장애요인에 의해 지장을 받지만 결국에는 결실을 맺게 되며 이 과정에서 매우 슬기롭고 용기 있는 여주인공의 적극적인 역할이 두드러진다. 진정한 사랑을 성취하기 전에 극복되어야 할 장애요소로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양가 부모의 반대라는 외적 요인 외에 로미오 자신의 불완전한 사랑 방식에서 오는 우울증을 내적 요인으로 설정한다. 로미오는 극 초반에 로잘린(Rosaline)에 대한 편집광적인 사랑의 열병을 앓는 모습을 보이는데, 몬태규는 이 우울증이 속히 치유되지 않는다면 로미오의 젊음이 활짝 펴보지도 못하고 아깝게 소진될까봐 걱정한다 (1.1.142-3). 벤볼리오가 로잘린이 평범한 여자에 불과함을 지적해도 로미오는 온갖 과장된 미사여구와 기발한 비유를 동원하여 그녀를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