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 피고와 피고인의 개념에 대한 문제

물론 어떻게 보면 위와 같은 용어의 구별은 법률전문가들이나 할 일이고 일상생활에서는 뜻만 통하면 큰 불편은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굳이 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용어의 혼용의 배경에는 민사절차와 형사절차에 대한 혼동이 깔려있고, 그런 혼동이 우리들의 법률생활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 피고와 피고인

일반인을 기준으로 볼 때 `피고인`이라는 단어에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아마도 대부분은 범죄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피고인`은 경찰 및 검찰의 수사과정을 거쳐 검사에 의해 범죄를 지었다고 인정되어 법원에 처벌이 요구된 사람이다(참고로 기소되기 전까지 그를 지칭하는 용어는 범죄의 혐의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인 `피의자`이다). 물론 피고인은 재판과정에서 무고함이 밝혀질 수도 있고, 또 무죄추정의 원칙도 있으니 아직 그를 범죄자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쨌든 피고인은 범죄를 지었다는 상당한 혐의가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피고인이 되었다는 것은 그에게 상당히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이번에는 `피고`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