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에서 길을 잃다』를 읽고

슈퍼마켓 지하 주차장 납치사건으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 된다. 신체에 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던 오현수라는 20대 가량의 여자가 오인자(49세)를 납치하게 되는 현장을 주인공 김선영(화자, 35세)이 목격하게 되지만. 그녀는 슈퍼마켓에서 훔친 물건들에 대한 죄책감에 이 사실을 숨기게 되면서 오인자는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오인자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어머니의 모습이다. 80년대를 살아왔고 남부러울 것 없이 부유하지만 현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중년의 여성. 남편에게서 느끼는 소외감과 경민에게서 느끼는 설렘도 표현하지 못한다. 남들에게 자신을 내보이는 방법은 오로지 명품과 물질 뿐이다. 김선영은 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소위 말하는 386세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도벽을 통해 메우려 하지만 욕망과 이성에서 갈등을 한다. 오현수는 20대 가량의 극한 현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물질에 익숙한 그녀는 자신의 외모도 물질화 시키고, 사람도 물질화 시켜 오인자를 납치한다. 자신의 열등한 외모와 자본에 집착하여 자아를 상실한 인물이다. ‘오인자→김선영→오현수’로 이어지는 흐름은 마치 80년대에서 현재를 보여주는 것 같다. 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