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구운몽
구운몽을 읽기 전에 나는 ‘이건 고등학교 때 이미 배웠으니까 대충은 다 알고 있어.’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구운몽`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이 작품이 인생무상을 다룬 이야기이며, 제목의 ‘구(九)’가 주인공인 성진과 여덟 선녀를 의미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니 그 알고 있다던 대충이란 대략적인 줄거리와 주제뿐으로 실질적으로 이 작품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여덟 여인의 성격이나 모습이라든지, 그 여인들과 양소유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이번에 다시 `구운몽`을 읽으면서 나는 양적으로도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꿈의 세계, 즉 성진이 소유로 환생해 속세의 삶을 살아가던 모습에 매료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하게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에서는 불교적인 깨달음, 즉 인간의 부귀영화는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양소유가 2처 6첩의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고, 사신과 원수가 되어 나라를 위해 활약하여 승상의 자리까지 올라 세상에서 누린 부귀영화는 허무하고 무상할 뿐이라는…(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