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개국조약의 비교

Ⅳ. 외부로부터의 압력
한국과 일본이 외부로부터 받은 압력이 같았는가 달랐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여기서는 개국조약이라는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일본의 개국조약

1. 신내천(카나가와)조약(1854)

12개 조항으로 구성된 간략한 조약인 신내천조약이 체결된 것은 1854년 3월이다. 조약체결의 임무를 띤 페리 제독이 노포크(Norfolk)를 출발한 것이 1852년 11월, 그가 일본의 우리가(포하)에 도착하는 것이 1853년 7월이다.
페리 제독의 개국요구에 대하여 막부는 의사를 결정하지 못하고, 제후들의 의견을 구한다. 여기서 다수의 제후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다. 개국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은 소수의 다이묘(대명)들에 불과했다. 이에 페리는 함대를 나마무기(생맥)에 집결시켜 무력시위를 시작한다. 결국 막부는 굴복하여, 조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막부는, 수교, 표류민 보호, 개항에는 동의할 수 있으나, 통상만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집한다. 그리고 그 이유로서 전통적으로 중국·홀란드와만 무역을 해왔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이 주장을 페리가 받아들임으로써, 마침내 일…(생략)

(1) 최혜국대우조항(1, 9조) : 다른 나라들이 받는 혜택을 자동적으로 미국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당시 이 조항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2) 하전(시모다)와 상관(하꼬다떼)의 개항(2조) :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두 항구는 무역항이 아니라, 식량 및 석탄의 공급항으로서 개항되었다는 점이다. 하전는 무역항으로서의 가치가 없었고, 상관는 태평양 항로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3) 표류 및 난파선원의 보호(3, 4, 5조) : 선원을 구조하여 본국에 인도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타국인에 대해서는 ‘정직의 법도’(just law)가 적용되도록 한다. 여기서 just law는 일본의 국내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치외법권적인 요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었다. 또 미국인은 장기(나가사끼)의 중국인이나 홀란드인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보가 허용되었다.(하전항 소도 주변 7리 이내)

(4) 통상 및 령사규정의 배제(6, 7, 8조 및 11조) : 일본의 통상반대 요구는 관철되었다. 식료품이나 석탄을 구입할 때에도 현지의 일본관헌(역인)을 통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미국인이 필수품 등을 구입할 때, 물물교환이나 금은화에 의한 결제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통상의 길을 터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