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 사회적지위,성불평등,여성의사회적지위향상방안,성차별사례,성차별

150~200명 정도가 있는 제법 큰 규모였다. 입사하여 얼마 동안은 일종의 커피심부름을 하는 그 일이 너무나 창피하고 곤욕스러웠다. 여러 부서에는 나와 같이 계약직으로 들어온 여사원들이 이러한 부서에 잡다한 일을 담당하였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일을 하는 남자 사원들은 한명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커피심부를 비롯하여 인수인계 내용 중엔 부서에 있는 냉장고에 팀장님이 드실 물을 매점에서 사와 항상 채워 넣어 두는 것, 팀 분들이 먹을 간식이나 커피, 음료들을 넉넉히 구비해두는 것, 팀장님이 드시는 커피는 ㅇㅇ브랜드의 블랙 원두커피만 드신 다는 것 등등 사사로운 부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를 포함하여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회사의 전통적인 회식문화와 점심시간이었다. 우리 팀은 재무팀이다 보니 다른 팀(부서)보다 야근이 잦고 팀 분위기가 매우 보수적이었다. 자유로워야 할 점심시간엔 팀원들이 모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점심 메뉴는 항상 팀장님의 선택으로 나를 비롯한 과장님, 대리님 등 팀원 분들은 발언할 기회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다. 특히 어린나이의 여자로써 나는 항상 팀 분들의 눈치를 보며 복종하다시피 모든 지시에 따라야만 했다. 점심시간에 약속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나에겐 버겁고 힘든 일이었다. 점심시간에조차 자유롭지 못한 나는 회식시간이 가장 곤욕스럽고 괴로웠다. 잦은 야근으로 그만큼 회식도 많았던 우리 팀에서는 칼퇴근(정시퇴근)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먼저 퇴근하라고 말씀하실 때까지 눈치 보면서 기다리는 나는 과장님들이나 대리님께서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또는 회식하자는 제안을 피할 수가 없었다. 제안을 거절한다는 것은 곧 그들의 뜻을 거역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나는 잦은 회식자리에 낄 수밖에 없었다. 회식자리에선 높은 분들이 술을 반강제적으로 권유하였고 여자 사원이기에 항상 회식 자리의 분위기를 띄어야 했다. 술을 전혀 못하고 집이 엄한 나로서는 정말 곤욕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부서뿐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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