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 - 통일 신라의 영광, 그 남은 흔적

1. 머릿말

신라의 도성이었던 경주에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많은 유적 유물이 유존하고 있다. 신라 시대 경주에는 `절들이 별처럼 늘어서 있었고, 탑들이 날아가는 기러기처럼 많았다.`(寺寺星張 塔塔雁行 {삼국유사}) 이렇게 많은 절 가운데에서도 황룡사(皇龍寺)가 차지했던 비중은 절의 격조에서 뿐만 아니라 사상과 예술 면에서도 가장 컸다. 그것은 황룡사의 가람터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 시대에 이미 정해졌다는 일곱 곳의 가람터의 하나였고 가섭(迦葉; 부처님의 수제자)이 고요히 앉았다는 바위가 있었다는 기록은 황룡사의 격조를 말해 준다. 또한 신라의 세가지 보물 중에서도 두 보물인 금과 구리로 만든 장육존상(丈六尊像)과 구층 목탑이 있었다는 것은 신라 예술의 극치를 느끼게 하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 대사가 있을 때에는 국왕이 친히 황룡사에 나와 백고좌(百高座; 고승들이 앉는 백개의 높은 의자가 있는 모임)를 열고 법회를 행하였다는 것은 황룡사가 호국의 국가 사찰이었음을 말해줄 뿐만 아니라 온 신라인의 숭앙을 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신라 고려 두 왕조를 통해 숭앙받아 오던 황룡사는 몽고의 침략 때…(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