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푸스

요즘 서점가에는 “이야기 ...” 어쩌구 하는 꼬리표가 붙은 사이비 역사서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런 책들이 인기를 얻는 것은 독자들이 재미있어 하기 때문이니 굳이 뭐라할 것까지는 없지만, 우려되는 것은 사람들이 역사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해석, 상상력, 이야기(narrative) 등등은 모두 지난 20여년 동안 역사학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회의하는 화두(話頭)들이다. 그 와중에 한편으로는 역사와 소설 사이의 경계선이 심각하게 훼손되기도 하고, 또 새로운 기준으로 더욱 강화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요즘은 전문적 연구성과에 바탕을 둔 역사서 일수록 서두에 그 책의 성격에 대한 상세하고 정확한 서문이나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에게는 바로 이 점이 『요세푸스』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이었다. 제목만으로 볼 때, 독자는 이 책이 역사가(歷史家) 요세푸스의 전기인지, 자서전인지, 혹은 그의 저작 중 하나인지, 여럿 중에서 편집한 것인지를 분간하기가 어렵다. 다만 책의 저자가 로저스라 저자의 이름도 약력에는 Logers로 표기된 반면 원서를 복사한 듯 보이는 페이지에는 Rogers로 표기되어 있…(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