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선과 지역주의 정치구조

2. 지역주의 정치구조의 전개

1) 15대 대선 이전: 영남의 패권과 호남의 저항

한국의 선거와 정치를 본격적인 지역주의 구도로 몰아 넣은 것은 양김씨가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13대 대선의 결과라는 데에는 별 이의가 없는 것 같다. 13대 대선을 기점으로 해서 그 이후에 치러진 세번의 대선과 네번의 총선, 그리고 그 사이에 부활된 세번의 지방자치 선거에 이르기까지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의 철저한 지역구도는 예외없이 관철되었다. 선거 때마다 지역주의 타파가 강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결과는 동서분할 구도로 나타났고 지역주의는 선거와 정치과정에서 더욱더 위력을 발휘하였다. 그렇다면 지역주의 정치구도는 13대 대선의 후보단일화 실패로 갑자기 등장한 것인가? 아니면 꽤 오랜 동안의 연원을 가지고 있던 것이 13대 대선을 계기로 폭발한 것인가? 지역주의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과정으로 한국 정치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는가?
원래 지역주의(regionalism)란 정도나 내용의 차이는 있으나 동서고금의 어떤 공동체에서도 존재하는 관념이다. 혈연이나 지연, 학연과 같은 인간의 1차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데에서 비롯된 지…(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