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춘희”

♠주  제 ♠
춘희(라 트라비아타)는 다시 없이 아름다운 선율에 넘쳐흐르고 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그 배후에 있는 바늘을, 그리고 독(毒)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을 잊었을 때 베르디가 말하고 싶은 참뜻을 잃게 된다. 그 바늘과 독이란 인간의 진실이며, 인간의 고뇌이다. 베르디는 사생활에 있어서의 쓰라린 경험과 순수한 정의감으로,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 인간 사회의 뒷면에 눈뜨게 하고, 공권을 박탈당한 사람이라든가 손해만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동정 이상의 강한 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최고 전성기 시대의 오페라의 주인공들을 보면 일목요연하다. 그들은 모두 사회에서 냉대받고 있는 인간들이다. 그 인간 군상들은 곱사등이 어릿광대, 경멸 당한 인디오, 경시 당하고 있는 흑인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등장할 수 있는 주역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한없는 동경을 가지고 있는 가난하고 이름도 없이 괴로움만 당해 온 사람들로, 그들이야말로 베르디 오페라의 주역들이었던 것이다.

춘희(라 트라비아타)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춘부, 금권결혼, 황금만능의 세 가지 악의 꽃이 어지…(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