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홧병의 심리학적 개념화 시도

한국인들은 감정의 종류와 관계없이 감정 자체는 순수하고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감정 신성관을 가지고 있다. 문화비교 연구자들은 한국인들이 일본인이나 서양인에 비해 화를 잘 내기도 하고 풀기도 잘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국인이 화를 내는 목적이나 그 기능은 상대방을 가해하거나 힐책하는데 있기보다는 자신의 화난 심정을 ‘전달’하는데 있다. 물론 격앙된 감정상태에서는 화 감정 자체를 직접 상대에게 노출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 직후에 자신의 행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의 표시와 더불어 화 심정의 전달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화 심정을 전달하는 배경에는 자신의 순수한 화 감정을 심정논리를 통해 전함으로써 상대로부터 공감과 수긍을 얻어내고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 한국인의 화내기는 화내기 그 자체보다 화토로에 가깝다. 따라서 한국인에게 있어 화를 내는 것은 화해하자는 뜻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양인이나 일본인에게 있어서 화를 낸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적대감을 의미하며, 영어의 anger와 같은 불쾌한 감정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은 합리적 행동이 아닌 것으로 부정시된다. 서양에서는 감…(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