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내러티브의 문화적 함의

수 있다(박상찬? 신정관, 1999). 결국 디지털 내러티
브는 종래의 확정적이고 안정된 구조물이라는 내러티브의 개념을 재고토
록 하는 것이다.
한편, 관련 기술의 발달로 일종의 인공 생명체인 합성 캐릭터synthetic
character를 통한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전망해 볼 수
있다. 합성 캐릭터는 언제 어디서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
가 이미 짜여져 있는 일반 캐릭터들과는 달리, 자체 센서를 두고 있어
어떤 정보가 들어오면 스스로 판단하고 인식하여 행동하는 일종의 인공
지능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 합성 캐릭터를 통해 보다 미묘하게 인간
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호 작용 스토리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
우 디지털 내러티브는 전체 이야기 흐름을 통제하는 메타내러티브조차
없는 매순간 새로우며 즉흥적인 새로운 스토리가 생성되는 유동성과 다
원성이 기본 전제가 되는 새로운 형태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디지털 생명체인 스웡프
트를 살펴볼 수 있다. 스웜프트는 가상의 세계에 사는 너구리와
밝의 이야기로, 너구리는 배가 고파 달걀을 훔쳐먹도록 동기화되어 있
는 반면, 밝은 어떻게 해서든지 달걀을 지키려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밝 인형 안에 센서가 있어서 그것을 움직이면 스크린 안에 있는 닭이 날
거나 뛰는 모습을 보인다. 밝은 달걀을 지키고 너구리를 피하려는 행동
양식과 이용자가 닭 인형의 센서 안에 입력한 정보가 결합하여 상호 작
용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카베라 역시 합성 캐릭터가 될 수 있는데, 이
카메라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용자에게 흥미로운 화면을 보여 주고자 하
는 행동 양식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합성 캐릭터는 동기를 가지고 행위
하는 감성 캐릭터로 가상 `생명체`의 지위를 부여받으며, 상호 작용의
의미를 보다 정교화하게 된다. 이러한 합성 캐릭터가 디지털 내러티브
에 적용되면 디지털 내러티브는 내러티브로 지칭할 수 없을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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