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적 자치에 의한 지방화

이 땅에서 각 지방의 자율과 자치로써 주민의 복지 수준을 높이고 넓히는데는 세가지 난관이 있다. 그 가운데 첫째는 무엇보다도 지난 40여년 동안, 아니 지난 600여년 동안에 걸쳐 굳어진 정치권력과 경제력의 중앙집권과 집중화 체제이다. 5,600여년의 역사적 뿌리는 덮어두고서라도, 지난 반세기간의 근대국가 형성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 경제제도만 보더라도 전국의 구석구석 그리고 우리들 일상생활에 관련된 거의 모든 공공 결정은 중앙정부에 의해서 내려지게 되어 있다. 간혹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한 일이 있더라도 중앙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 실효성을 앗아가 버릴 수도 있었다. 새로운 국가체계의 형성과정에서 이처럼 전면적인 (유일)중앙정부에 의한 독점은 그 사회에 실효성 있는 권력의 지역적 분산기반이 처음부터 조성되지 못하게 한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바로 최근까지의 중앙집권은 그 집권과 유지과정이 민주적이지도 못했기에, 중앙정치 권력에의 통로마저 아주 협소하였다. 권력의 통로가 아주 협소함은 그 의사결정과 자원배분과정이 극히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서 좌우됨을 뜻하고, 따라서 그 이외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