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거주하며 농사를 짓고 있는 박민지라는 아낙입니다. 제가 배운 것도 적고, 가진 것도 없지만 주변 주민들의 대표가 되어 삼가 이렇게 소지를 아뢰는 것은 탄천 근처에 있는 상인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근래에 탄천에 한강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대거 유입되었는데, 저와 같은 일반 백성들은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모두 기뻐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비해 조금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물건들을 가질 수 있었고, 저를 비롯한 모든 백성들이 이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신 안전주님께 항상 감사했습니다. 그것도 잠시였을 뿐, 상인세력은 흑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기존의 존재하던 저희의 장시를 가격과 물량으로 완전히 파괴하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장사를 하지 않는 일반 백성들은 크게 상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지역에 거주하던 기존의 소상인들이 전부 망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니, 그들은 물건의 가격을 올려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에 거주하는 백성들의 고통이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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