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의 장르적 특성에 대해서....

4. 순간과 압축성
시는 사물의 순간적 파악, 시인 자신의 순간적 사상·감정을 표현한 것, 영원한 현재 등으로 정의된다. 그 중 서사장르는 시간적 연속을 통한 생의 파악이며 줄거리를 통한 완결된 경험을 통한 인물묘사인 반면 서정시는 연속적이고 역사적인 또는 서사적인 시간에 항상 관심이 적은 것이 그 본질이다. 즉 서정시는 생의 순간적 파악이며, 줄거리 없는 인물묘사이다. 시인의 의식상에 있어 현재의 순간에 많은 과거들, 체험들이 동시적으로 결합되어 공존하는 하나의 의의 있는 패턴을 가지게 되는 연속적 순간이다.
서정시의 한 순간은 충만한 현재이다. 시인의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 기억 가운데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체험들을 선택·결합하여 하나의 유의적 패턴의 새로운 통일체로 변용·창조하는 것은 지속적 자아감각을, 그 개인적 독특성을 한 순간 속에 압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정시가 순간의 장르로 규정되는 것은 서정시가 짧아야 한다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짧은 장르이기 때문에 서정시는 율격, 비유 등 여러 수사적 장치들을, 곧 언어의 모든 특질을 동원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서정장르의 한 특성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