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별곡의 구조와 화자의 태도

2. 화자의 태도에 대하여

1) 첫째 단락: 적극성의 두 측면

첫째와 끝 단락을 통해 현재 시간에 대한 화자의 집착이 여간 대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화자의 모든 것은 현재에 달려 있고 미래까지 내다 볼 여유가 없다. 현재의 상황에만 빠져있기 때문에 화자의 태도는 어차피 적극적이고 격정적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다.
첫째 단락부터 이별의 현장이 전개되는 <서경별곡>은 아주 급박한 육성을 터뜨리며 막바로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적극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적극적 행동 지양과 주어진 현재 상황에 대한 강한 거부는 부질없는 일체의 사설을 빼버리고 만약 님이 나를 사랑만 한다면 정든 고장인 서경과 일상적인 삶의 상징인 길쌈베 마저 버리고 울면서 님을 따르겠노라는 진술을 통해서 확연히 드러난다.
님을 따른다는 원칙 아래, 고향과 일상적인 삶의 문제는 부수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는 사랑의 절대적 우위론에 입각한 것으로 화자의 비극의 원인은 바라는 바와 정 반대로 치닫고 있는 님의 행위와 불길하고 투명치 못한 미래에서 구하여야 할 것이며, 울면서 님을 따…(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