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매력

식상할 정도로 거듭되어온 이러한 진단은 그러나 결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사안들이다. 시조의 형식미를 사계절의 변화와 같은 근본적인 자연 현상처럼 이해하고 그 틀 속에서의 자유를 향유하는 시인들의 경우라면 내심 21세기 한국시의 대표적 양식으로 시조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전혀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러한 비전을 향한 오늘날의 대비와 접근 방식이 너무나 집단 편의주의적이고 자기만족적이라는 데 있다. 시조만의 우월성은 차치하고라도 민족문학의 건강성을 위해서라도 체질의 개선은 불가피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강력하고도 획기적인 수습만이 시조가 지녔던 예의 그 정신적 깊이와 넓이를 되찾는 길일 것이다.
자유시가 산문화 경향으로 급속한 전개양상을 보이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우리 시문학의 정형성 회복은 이제 당위를 넘어 필연으로 보인다.
시조는 내용의 심화도 중요하나 그 이전에 시조의 형식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말한다고 다 한국인이 아니듯이 시조의 형식을 갖추고 `시조적으로` 쓰지 않으면 시조가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시조의 율…(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