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즘과 섹슈얼리티

1. 머리말

오늘날 성적으로 순결하고 건전한 사람이란 누구일까? 우리는 언제부터 그런 기준을 갖게 됐으며,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우리가 확고부동한 것으로 간주하는 고결함의 가치는 약 200년 전에는 전혀 새로운 것이었으며, 18세기 근대 민족주의가 출현한 것과 함께 고결함의 관념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정의도 자리 잡게 되었다.
현대의 예절과 도덕은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종교 부흥까지의 시기 동안 형성된 것이며, 봉건 사회가 궁정사회로 바꾸고 중간 계급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 후, 고결한 예절의 절정은 중간 계급의 승리와 일치하며 그들의 욕구나 두려움과 함께 발현되었다. 중간 계급은 귀족 계급 및 하층 계급과 차별화된 자신의 경제 활동과 심지어 그들에 대한 혐오감에 의해서만 자신을 규정할 수 있었다.
사회는 성에 대한 억제와 통제를 위해 그 시대의 의사·교육자·경찰들의 실천적 기술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실효를 거두어 사회 규범을 유지하고 성적 열망을 억제하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관념이 부여되어야만 했다. 그런 관념 중 가장 시기 적절한 것이 민족…(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