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줄리엣

마지막으로 이 두 영화를 비교해보면서 내 눈길을 끄는 한가지는 케플렛가의 파티장면이었다. old version에서는 중세의 귀족가의 파티답게 중후한 음악들이 퍼져나오고 또한 여기에서 불멸의 사운드트랙이 들리기도 한다. 로미오는 춤을 추고 있는 곱고 아름다운 줄리엣에게 한 눈에 반해버리고,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은 시작된다. 아름다운 느낌이다. 이에 반해 new version속의 케플렛가의 파티는 마치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게이처럼 보이는 남자들이 현란한 금속성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 대는데 어쩌면 좀 천박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구석의 작은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old version에서 처럼 사랑의 눈을 뜨게 된다. 그렇다면 왜 new version속의 파티는 고귀한 파티가 아닌, 마치 미국 촌 동네에 하나있는 댄스클럽의 버라이어티 쇼마냥 질이 낮게 설정이 되었을까. 여기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