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에 관하여

민화라는 그림은 두 말할 것 없이 조형의 목적이 예술창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용(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평범한 그림이다. 그래서 그림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가를 파악한다는 것은 민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런 풍습이 사라진지 100년이 가깝고 기록상의 자료도 빈약하여 정확하게 정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제 광의의 민화개념을 가지고 그 범주에서 생활민화를 선택하여 살펴 보기로 하겠다.삶의 그림으로서의 생활화는 일정한 때와 자리를 차지한다.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 고정시켜 두는 서양화와는 달리 매우 유기적인 그림이다.
세시풍속에 따라서 오는 생활화의 첫 계절은 두 말할 것 없이 새해 설 명절이다. 설 명절의 즐거움은 세배, 세찬(세찬), 세차(세다), 세주(세주), 세화(세화)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 중에서 세화는 생활화의 형성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행히 『동국세시기』에 세화에 관한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도화서에서는 수성, 선녀, 직일장군을 그려 임금에게 드리고 또 서로 선물하는 것을 세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