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파에 관하여

七絶 <八月十五夜> 이다. 이른바 ‘기발한 착상’ ‘참신한 표현’ 이전에 병적이리만큼 ‘애상적 착상’ ‘진부한 표현’이랄까? 풍요와 수확의 계절, 더구나 결핍이라곤 없는 滿月에 대해 그다지도 부정적이며, 애상적인 것인가 의문이다. 대저 詩의 主情性에 대한 독자의 受容性은 얼마나 可變的일 것인가? 더구나 기왕에 ‘무상·애상’으로 착상했다면, 또 그 표현은 ‘황홀의 비애’치고는 진부하지 않은가?

② 李 誾 (1479～1504) 자 仲說, 호 挹翠軒. 해동 강서파의 맹주로 조선조 500년내의 으뜸으로 일컬어졌다. 특히 金昌協은 그의 《農巖集》에서 “비록 황정견·진사도에서 배우기는 했으나, 타고난 재주가 높아 얽매임이 없다보니 詩語는 맑고 웅혼하며, 詩의 격조를 이루는 힘은 분방해서 흥취가 천진난만하고 기개와 기미는 人力이 미칠 바 아니어서 진작 황·진의 영역을 넘났다”고 극찬했다. 許筠과 南龍翼 역시 그들의 《惺叟詩話》에서 그의 七律 <福靈寺> 시를 예시하고 극찬했다.

그는 18세에 급제하여 조숙하더니 25세에 유자광 일파에 몰려 갑자기 사화에 요절당했다. 무집《挹翠軒遺稿》는 이행이 간행했고…(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