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영화를 보고...

이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살펴보면, 중세시대 한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해 월리엄이라는 한 영국인 수도사가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범인을 잡는 일종의 추리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을 깊이 들여다보면 사건의 배경에 그 시대의 사상, 새로운 학문에 대한 도전, 이념분쟁, 종교적 타락과 인간관계과 얽혀 있음을 알수 있다.
그 중 영화에서 전개되는 가장 주된 대립은 베네딕트파와 프란씨스코파의 대립이라 할 수 있다. 베네딕트파는 기존의 모든 교회 권력을 쥐고있는 주류세력의 대변인 호르헤 신부를 중심으로, 프란씨스코파는 기존 교회의 부패를 비판하며 성직자의 청렴을 통해, 교회 내부의 개혁을 시도하려는 윌리암 신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 사이의 대립은 어떤 물리적인 힘의 대립보다는 철학적·신학적 논쟁을 통해서 전개된다. 그리고 이들의 논쟁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희극론’이 중요한 판단요소로서의 역할을 하고있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으로 보인다.
베네딕트파에서 말하고 있는 단면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통해 드러난다. 식사 때 한 수도사가 `묻기 전에는 대답하면 안 된다.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