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로지

잔들고 혼자 앉아 먼 뫼를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못내 좋아하노라

위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는 의미로서 산이 쓰였다고 예로 들었던 작품이다. 이 시에서는 잔 들고 앉아서 먼 곳에 뫼를 바라본다 하였다. 잔을 들고 있는 곳이 집 안이라는 규정은 없지만 일반적 관습이 그러하다고 생각할 때 집에 앉아서 산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 공간이 의식 속에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심산에 밤이 드니 북풍이 더욱 차다
옥루고처에도 이 바람 부는 게오
긴 밤에 추우신가 북두 비겨 바라노라

박인로의 이 시는 ‘오륜가’에서 ‘군신유의편’ 다섯 수 중의 넷째 수로서 신하가 임금을 생각하는 충성심을 읊은 것이다. 깊은 산골에 밤이 오니 북풍이 더욱 차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에 임금님 계시는 곳도 이렇게 추울까 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다. 그런데 이 시의 주제는 임금에 대한 충성심이라 하더라도 눈 여겨 볼 것은 임금이 계신 곳은 옥루고처로 나타나고 있고 자신이 있는 곳은 심산이라는 것이다. 깊은 산이 바로 화자의 삶의 공간이고 현재 있는 곳이라…(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