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민중의식

판소리 사설에서는 많은 종류의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으며 그들을 통하여 인간의 속성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속성으로 공명심을 들 수 있는데 이 공명심에 대한 욕심은 허세로부터 시작한다.
<토별가>의 토끼는 제 자신이 늘 사냥개에게 쫓겨다니고 육식동물을 피하느라고 전전긍긍하여 하루도 편할 날이 없으며 늘 배곯는 가난한 생활에 처해있는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알면서도 별주부의 과장된 칭찬에 스스로 빠져 버린다. 별주부는 토끼의 자만심을 잔뜩 부추겨 놓고 공명심을 자극한다. 토끼는 자신에게는 어림도 없는 칭찬임을 알면서도 부귀공명에 대한 욕심으로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허세는 흥보와 같이 착한 사람에게도 나타나는데, 박 속에서 비단이 쏟아져 나오자 아내에게 허세를 부린다. 그리고 심봉사는 뺑덕어미가 도망을 하지 않을까, 서방질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남편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하여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함으로써 허풍을 떤다.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 심봉사의 모습에는 오히려 초라하고 가엾은 불구자 노인의 무력함만 보일 뿐이다.
또 인간…(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