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캘린더`를 보고서....

암전...... 그리고 붉은 조명이 무대위에는 두 명의 사람이 보이는데, 한 사람은 쓰러져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쓰러져 있는 사람을 향해 칼을 들고 있다. 그리고 서 있는 사람의 대사“나는 누구지?”, 이 말을 여러 번 외치던 배우는 괴로워하며 고함을 외치며 무대는 다시 어둠에 휩싸인다. 요즘 연극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기법으로 결말의 장면을 극 처음에 보이고 있다. 일부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기법으로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이 연극의 결말이 파국(Catastrophe)으로 갈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20세기말 공산주의에 의한 체제 위협을 격고 난 후 자본주의 체제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또한 의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무한’에 가까워진다. 그 예로 치치의 삼촌으로 나오는 바바의 나이는 100세가 넘었는데도 40세정도의 모습을 유지하며 재혼을 할 생각으로 가득하다. 치치 자신도 70이 넘은 고령인데도 20세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는 식량과 생필품 부족현상에 직면하게 되고, 안전보장 이사회는 생산성에 따라 생존시간을 부여하는 ‘서바이벌 캘린더’를 배포한다. 정말로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