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문학과 『구인회』, 이태준의 『해방전후』에 대해

구인회작가들은 표현론적 관점에 의한 소설관을 견지하고 있었다. 모방론적인 소설관은 배척된다. 대신 그들은 표현 또는 묘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리얼리즘적 문학경향과 뚜렷이 대비되는데 이것이 곧 모더니즘적인 문학학 경향이다. 이태준의 작품에서는 그의 간결하면서도 정돈된 문장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문학을 현실의 반영이라기보다는 ‘언어의 건축물’로 인식하면서 형식 실험과 언어 감각의 혁신을 강조하는 입장에 서고자 하는 것이 모더니즘문학의 특징 중 하나라면, 이 같은 소설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구인회 작가들의 작품은 바로 모더니즘소설의 전형적인 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Ⅱ. 이태준의 『해방전후』분석

1. 『해방전후』줄거리

일제 말기, `무슨 사상가도 주의자도, 무슨 전과자도 아니었지만 시국에 대해 소극적이고 가급적 협조하지 않던 작가 `현`은 살던 집을 세 주고 강원도 산읍으로 들어간다. 일본식 성명 강요나 친일 작품 혹은 일어(日語) 창작을 거부했지만, 그렇다고 대동아 전기의 번역마저 거절하지는 못하던 그였다. 시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함이었으나, 산골 역시 평온하기는커녕 일제의 감시가 더욱 심한…(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