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의『푸른사과가 있는국도』분석

나의 사촌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자이다. 부모님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을 산다. 사촌의 모습을 보며 저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뭔가 빠져나간 것이 느껴진다며 사촌의 삶을 회의적인 눈빛으로 바라본다. 사촌은 나에게 얼른 선을 봐서라도 결혼하라며 만날 때마다 나의 삶에 끼어들려고 한다. 또한 사촌은 나에게 너는 너 자신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나에게는 한 때같이 자취했던 소영이라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형준이라는 남자와 이별한 뒤 집안에서 정해준 사람과 선을 본 뒤 결혼해버린다. 그녀는 소영의 결혼이 어찌 보면 괜찮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전날 눈오는 밤 유원지에서의 형준과 소영을 떠올린다. 결혼 후 주방용 가위를 사러 왔다며 백화점에 놀러왔던 소영이 정말로 그 날 산 주방용 가위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한참 뒤에 듣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