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정신적 홀로서기와 연대를 통한 자아추구 ― 영화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를 보고...

2. 세 여성을 통해 바라본 여성의 정체성 회복과정
영화는 혜완, 영선, 경혜 이렇게 세 여성이 영화 중반에서 종반으로 다다르는 과정 속에서 여러 상징적인 행동과 대사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혜완은 이혼을 한 후 자신의 일인 글 쓰는 일에 더욱 전념 하게되고, 장편소설을 집필하기로 결심한다. 소설을 쓰기 시작할 무렵, 그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돈이 필요하게 되고 그래서 책을 출판할 출판사 간부들과 계약금 협상을 위한 술자리를 갖게 된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여러 남성 간부들에 둘러싸여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성적으로 모욕적인 말들을 듣게된다. 얼굴도 이쁘니 손은 또 얼마나 이쁜지 보자, 손도 부딪혀 보고 가슴도 한번 부딪혀 보자는 둥 듣기에도 거북한 말들을 그들은 서슴지 않고 내뱉어 낸다. 결국 견디다 못한 혜완은 계약금으로 받은 수표를 모두 찢어 그들에게 뿌리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여기서 혜완은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에서 벗어나 남성에게 도전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남성들이 대다수인 사회에서 소수인 여성은 약자이며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수동적인 존재일 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