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리더십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지배가 법적, 절차적 합법성의 토대 위에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획득한 굳건한 카리스마에 기초해서 권력을 행사하였다. 민주화운동에서 획득한 국민들의 확고한 지지, 당내 정치세력관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도력, 모든 사회적 쟁점에 대한 높은 식견 등이 카리스마의 근원으로 작용했다.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중앙집권화된 정치문화가 대통령에게 강도 높은 카리스마적 요인을 허용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다소 전근대적인 양상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무한정의 신뢰와 무비판적인 의존성 등이 역으로 카리스마의 자양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미묘한 문제지만 이러한 배경에는 지난 수십년간 야당 총재로서 정당을 지도했던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을 과거의 ‘야당총재식’ 리더십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우월한 카리스마가 국민들에게 권력의 남용이나 전횡으로 나타난다든가 법과 제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