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의 생애와 한문소설 연구

나. 허균의 생애 (1569～1618)

허균의 호는 교산, 성수, 성성옹, 백월거사이고, 자는 단보이다. 그의 생애를 살펴 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젊은 시절 가정적으로 많은 불행을 겪었고, 관직에 나선 이후에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적의와 비난의 대상이 되어 잦은 파직을 당했다. 또 유·불·도·제자백가·서학에 이르기까지 지적 욕구가 다양하고 왕성하였다. 그리고 서류나 중, 하급관료나 기생 등과 인간 관계가 깊었다는 점도 그러하고, 외교관으로서의 경력이 화려했던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 글에서는 허균의 가문과 성장수학, 관직생활로 나누어 그의 생애를 전반적으로 살피도록 하겠다.

① 가 문
허균의 본관은 양천이며, 경상감사 허엽의 3남 2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우성전의 부인인 큰누나와 맏형 성은 전처 한씨의 소생이며, 둘째 형 봉과 둘째 누나 난설헌은 후처 김씨의 소생인데, 이들은 당대에 문명을 떨친 문인이었다.
부친 허엽(1517～1580)은 소년기에 화담 서경덕 밑에서 수학했으며, 당시의 선비들 사이에 명성이 높았다. 명종 원년 문과에 급제한 이래, 선조 대에는 동인과 서인으로 붕당이 갈…(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