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보이」

또한 영화에서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하나의 사건이 있다. 오대수가 이우진의 사주로 자신을 감금시킨 자(그의 이름이 안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되므로 편의상 앞으로 ‘깡패두목’으로 그를 지칭하겠다)를 찾아가서 그의 이를 자신이 갇혀 지낸 세월 1년에 1개씩 15개를 뽑고 그의 부하들을 훔씬 두둘겨 패주게 된다. 그것에 대한 복수로 깡패두목은 오대수를 찾아가서 미도를 위협하고 오대수를 자신과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오대수가 `네 손목을 잘라버릴테다`라고 외치게 된다. 그 후 미도와 오대수가 호텔에서 사랑을 나눈 후에 깡패두목의 손목이 상자안에 넣어져 그들에게 배달된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말이다. 우리가 그냥 내뱉은 말 한 마디는 그렇게 공중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의 중요한 씨앗이 되어서 다른 사람의 일상을 흔들고 나아가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말 한마디는 이수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처럼 그 중요성과 파괴성은 크다하겠다. 그것은 극단적으로 오대수가 자신의 ‘혀’를 가위로 자르는 장면에서 보여진다. 자신이 미도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