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정치와 정당의 정체성

버크의 정당에 대한 정의에서 주목할 점은 정당(政堂)과 도당(徒黨)의 구별이다. 정당이란 “일정한 원칙을 가지고 뭉친 집단”이라는 것이고 반면에 도당이란 “특정인사를 중심으로 무원칙하게 모인 집단”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정당의 경우 버크가 지적하는 “원칙”, 즉 이념, 정책, 제도와 같은 요소들을 중심으로 하여 뭉쳤다기보다는 특정 인사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들이 모인 도당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따라서 한국의 정당이 극복하여야할 과제가 인물 중심의 도당적 정당 색채라고 한다면 그 해결방안도 분명해진다. 즉 당의 정체성(identity)을 확보하고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정당을 만들고, 구성하며, 운영하는 일이다.
정당의 정체성(party identity)이란 개념적으로 하나의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적 지향 또는 이데올로기적 지평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당의 정체성은 정당의 목표나 비젼, 정책노선 등으로 가시화 되게 된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측면에서 본다면 정당의 정체성이란 타 정당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어느 한 정당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한 정당의 지역적(地域的) 배경 또는 인적(人的) 구성으로 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