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의 아침고요 수목원

5월16일. 아직도 겨울인가 싶었는데 어느덧 바람은 봄을 재촉하고 있다. 나는 계절의 변화를 쉽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일상에 푹 절여져 바쁘게 살고 있지만 봄은 매서운 바람을 등에 지고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향긋한 헤즐럿 향기가 기분을 좋게한다. 차창 밖은 영화 필름 돌아가 듯 스쳐 지나간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온갖 색채를 띄우기 전의 자연의 표정은 나를 설레게 한다. 우중에 약 한시간을 달려 청평에 위치한 `아침고요 수목원`에 도착했다. 자연은 이렇게 장엄하게 있지만 우둔한 나는 곁에 있으면서도 모르고 지내 왔다. 오늘 바로 먼지와 사람들 속에서 부딪혀 살아온 나를 버리고 자연에서 새롭게 정신을 가다듬으려 한다. 비가 오고 있는 탓인지 그다지 사람이 눈에 띄질 않는다. 수목원 안으로 들어섰을 때 성서에서 말하는 에덴동산에 온 듯한 기분이다, 특히 들어서자 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기와집은 한국인인 나로선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