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 조창인

혈병으로 인한 오랜 투병생활에 점점 지쳐가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다움이를 살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으로 헌신적인 희생을 하는 다움이 아빠.
원래는 꿈 많은 유망한 시인이었던 다움이 아빠는 처음엔 세상의 빛이 되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찬란한 빛. 어둠 속에서도 어둠에 물들지 않는 빛. 그것이 바로 다움이 아빠의 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움이 아빠가 원했던 빛은 부모님의 반대도 무릅쓰고 결혼했던 아내와의 결별. 그리고 하나뿐인 아들의 백혈병으로 점점 사그러져 간다.
자신의 기억 속에 아직도 분노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어머니와 한쪽 다리를 잃고 그 고통으로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 결국 자신의 손에 쥐약을 쥐어주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떠올리며 자신은 결코 그런 아버지가 되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다움이 아빠.
그는 오직 아들에 대한 사랑만으로,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이미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시인의 열정도 예술에 대한 순정도 포기해 버리고 자본주의 사회에 찌든 상업성 강한 간질간질한 사랑 시집을 펴내고, 먹을 것 덜 먹고 입을 것 덜 입고 모은 돈으로 사들였던 시집도 다 팔아버리고 자존심도 배제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