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속 소비되는 여성성

e body)을 상기시킨다.
근대사회의 등장과 더불어 새로운 훈육적 관행이 등장한 점에 주목하여 훈육의 목적은 몸의 효율성을 증가시켜 몸의 온갖 효력과 작용을 규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훈육은 일종의 “권력 장치”인 “정치적 해부”를 만들어내고 정치적 해부는 자기가 원하는 바를 타인의 몸이 수행 할 뿐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타인의 몸이 작동하도록 하여 타인의 몸에 대해 지배권을 갖는 방법을 규정해준다. 거식증의 마른 몸은 바로 “유순한 몸,” 문화적 생활규범에 의해 규제된 몸 만들기 훈육적 양식의 극단적 결과를 반영하는 듯 하다. 거식증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여성의 다이어트는 몸의 식욕을 통제하는 일종의 훈육 과정임을 드러낸다. 거식증의 훈육적 관행들은 ‘훈련되고 종속된 몸,’ 즉 가부장적 기준의 이상적인 여성성이 극단적으로 새겨진 몸을 만들어낸다.
거식증의 마른 몸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면서, 동시에 ‘저항’하는 이중적인 특성을 지니는 것을 상징한다. 보르도는 이중적인 관점에서 여성의 주체적 몸 통제에서 오는 쾌락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밝힌다. 거식증은 여성이 ‘규범적인 여성성’에 복종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그것을 극단화함으로써 규범적 여성성이 가지는 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폭로하는 효과를 지니며, 동시에 여성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몸을 통제함으로써 쾌락을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지닌다. 거식증은 처음에 온건한 다이어트의 형태로 시작되지만 식욕을 통제하면서 얻는 자기 정복과 극기를 경험한다. 역설적이게도 몸을 완벽한 대상으로 만드는 훈육을 통하여 거식증 환자는 의지력과 통제력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에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힘의 미학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처럼 보르도에게 거식증의 의미는 기존질서에 대한 ‘저항적 조롱’이기도 하고 여성주체적인 ‘통제의 쾌락’이기도 하다. 거식증 환자는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통하여 여성의 굶주림을 무시하고 지속시키는 억압적인 문화, 여성의 식욕과 욕망을 수치스러워하게 만드는 문화, 여성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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