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챔버 오케스트라 80회 정기연주회를 다녀와서
어느덧 내 나이 25에 4학년 1학기다. 25년 인생에서 가요를 제외한 음악이라고는 전무했던 나는 서양음악이라는 교양을 수강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강제성을 띄는 과제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 예술의 전당이라는 곳을 가 보았다.
오늘 내가 감상한 음악회는 서울챔버오케스트라 80회 정기 연주회이다. 사실 음악회 표를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에도 과연 몇 명이나 이 돈을 주고 음악회를 감상할지 의문점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예술의 전당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본 것은 수많은 인파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음악 감상을 위해 나와는 다른 의도로 예술의 전당에 온 것이었다. 그리고 또 놀란 것은 사실 처음가본 예술의 전당이라 시작시간보다 10분정도 지각을 했다. 하지만 지각을 해서 걱정을 하지는 안았다. 음악회도 영화관처럼 시작했다고 해도 들여보내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분명 스크린에는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문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왜 그럴까 역시나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물어봤는데... 연주 중 에는 입장이 불가하고 연주가 끝난 잠깐의 사이에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생각을 안했었는데... 음악이라는 문화에서는 이렇게 무식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망신을 당한 후 용기를 내서 예술의 전당 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원래 이렇게 음악을 들으러 오는 손님이 많으냐 연주가 한번 시작하면 안에서도 밖으로 못 나오는 것이냐 등등 음악회 에티켓에 대해 물어 봤다. 그리고 그렇게 한 곡의 연주가 끝나고 드디어 콘서트 홀로 입장할 수가 있었다. 또 놀라운 사실... 사람들이 자진해서 핸드폰을 끄는 것 이었다. 분명 진동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 또한 핸드폰을 잠시 오프하고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고 시작되는 두 번째 연…(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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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도형식.... 그래서 나는 팜플렛의 도움을 받았다. 팜플렛을 보니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입구에서 당시 내 생각으로는 거액 2000원을 들여서 산 팜플렛이 지금 이 순간에는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왜 사람들이 팜플렛을 구입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음악을 듣기 전 팜플렛을 읽고 그리고 음악을 들으니까 무엇이 카덴차풍이고 무엇이 제시부고 무엇이 론도 형식인지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제목에서 발견한 내가 아는 제목 Menuetto - Trio: Allegro . 엄청 반가웠다. 나는 배웠기 때문이다. 미뉴에트가 프랑스 춤곡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곡은 춤을 추기위해 만든 곡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 연주에서는 바이올린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바이올린이 오케스트라 전체를 주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바이올린 소리가 제일 잘 들렸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플루트의 독주는 우아하면서도 또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 그런데 춤곡인데 내 생각에는 군대에서 행진할 때 써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무엇인가 앞으로 진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주를 한곡 한곡 듣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연주가 끝났다. 그리고 우렁찬 박수소리. 사람들은 진심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고 단원들은 그 박수에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감동이었다. 단원 한명 한명이 대단해 보였다. 두 시간 동안 쉬지도 안고 어떻게 연주를 할 수 있는지. 그렇게 연주가 끝나고 나도 참았던 화장실을 갔는데 그 중 연주자 복을 입은 한 분을 만났다. 화장실 안이라서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악수를 청했다. 그렇게 해서 악수를 했는데 그 연주자분의 손이 거칠거칠했다. 굳은살이었다. 얼마나 연습을 하셨으면 이렇게 굳은살이 생기셨을까....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콘서트홀을 나와 보니 어느덧 밖은 깜깜해져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내가 처음 지각해서 놓친 첫 연주곡을 스마트폰으로 찾아서 들어보았다. 그리고 바로 밀려오는 후회... 아 내가 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