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남호 정지상 - 고려의 서정시인

시가 대상의 구체적 사경보다는 인상에 의해 창작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특성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시에 고유명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이다. 그리고 용사(用事)가 없는 점도 그러하다. 그의 시에 깊이와 진지함이 결여된 결점을 보이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사상적으로는 세속을 초탈한 삶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찬, 비현실적 시의 세계를 갖게 된다. 이는 독자에게 상상의 공간을 제시해 준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가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정지상이 어떻게 이러한 시적 지향을 보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해명은 쉽지 않다. 그가 노장을 좋아했다고 지적받은 것을 보면 그의 사유체계와 인생관이 현실에 대한 적극적 태도보다는 초탈과 무관심이라는 방식으로 나아가게 하였고, 그러한 태도가 시의 내용에도 깊이 반영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는 내용적으로는 풍류와 개인적 서정을 , 시의 율격에서는 유려한 음조를 극도로 살려주는 운치를 보여주는 그의 시는 고려시대 시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면 유려한 데 빠져 시상의 깊이가 얕은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 정지상과 김부식
정지상의 생애와 문학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김부식이다. 정지상을 죽인 장본인이 바로 김부식이다. 고려 전기 시단의 두 거장인 정지상과 김부식은 문학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 입장에서도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사상적으로도 전자가 도가적 성향을 지녔다면 후자는 유가적 성향을 견지하고 있었다. 전자가 혁신적이고 진취적이었다면 후자는 보수적이었다. 출신부터가 전자는 서경의 비귀족 출신이라면 후자는 개경의 명문 귀족 출신이었다. 예종과 인종의 치하에서 이 둘은 조정에서 자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서로 용납할 수 없는 알력관계를 유지하다가 결국 묘청의 난을 기회로 죽고 죽이는 비극을 연출하고 말았다. 김부식은 문학이란 군주를 권계하고 도덕적 가치를 선양하는 효용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에 봉사해야 된다는 입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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