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늙은 창녀의 노래

비우고 손님과 잠자리에 들 때 창밖에는 뿌연 달빛만 무심히 쏟아지고 있다. 달빛을 받으며 여자는 결국 하염없이 회한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사실, 제목을 보고 의문이 들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늙은 창녀가 왜 있을까? 내가 아는 남자들은 젊고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는데, 늙어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창녀가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 늙은 창녀를 찾은 손님을 변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손님은 사창가에 가서 할 것은 안하고 술을 먹으며 얘기만 하는 것을 보고, 변태일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렸다. 원래 사창가에 갔을 때, 대화는 존재하지 않기 마련이다. 오로지 서로의 욕망만을 채우려고만 할 뿐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중년남자와 늙은 창녀의 관계는, 손님과 창녀, 상품과 소비자로서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된다.
실은, 손님이 타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늙은 창녀를 찾으러 온 오빠가 아닐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여자가 아는 척도 안할뿐더러 끝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보고 오빠라는 생각은 접었다. 아마도 그는 철저한 외로움과 허탈감을 달래줄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누군가가 말이다. 그렇다면, 나이든 창녀를 부른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적합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 늙은 창녀의 이야기(노래)는 혼자서 이어나간다면 ‘수다’밖에 될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 사이의 이음새 역할을 해주어 ‘수다’를 ‘대화’로 만드는 것이 손님이다. 소설에서 손님이 늙은 창녀와 동갑이라고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동갑인지 알 수 없다. 나는, 그것이 그녀와 더욱 동질감을 느끼기 위하여 그리고 친숙함을 느끼게 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하여 거짓으로 말한 것이 아닌가 싶다.
군데군데에서 남자가 한 말에 여자가 어이없어 하고 화내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녀가 그녀의 일터에 돈 때문이 아니라 손님들로 인해서 정이 들었다고 하자 그 여자만큼 곱고 참하게 산 사람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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