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

1. 금융시장의 왜곡성
우리의 금융기관들은 최근 몇 년간 천덕꾸러기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금배분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해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오래된 비판은 제쳐두고라도, 무분별하게 돈을 빌려주거나 능력도 없으면서 국제금융시장에 뛰어 들어 나라를 IMF 위기로 몰아넣지를 않나, 아무리 공적자금을 집어넣어도 운영상태는 나아지는 것이 없이 부실채권만 다시 늘어가고, 자기 살기에 바빠 기업이 무너지든 말든 현금만 움켜쥐고 금융시장을 자금경색사태에 빠뜨리질 않나, 비난받아 마땅한 일들이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할말은 많다. 그들은 말할 것이다. 자금배분을 잘 못한다고 하지만, 언제 한번 우리한테 신용관리 권한을 제대로 줘 본적이 있는가, 걸핏하면 전화하거나 모이라고 해서 어디 대출해줘라 어느 채권 사라고 종용하지 않았던가. 부실채권도 그렇다. 돈 빌려가는 사람이 처음부터 빌린돈 떼어먹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철썩같이 믿고 빌려줬더니 이자는커녕 원금도 다 못갚겠다고 나자빠지니 우린들 어쩌란 말인가. 자기 살길만 챙긴다고 하지만, 퇴출이다 합병이다 하면서 구조조정 몰아대는 판에 어떻게 함부로 돈을 빌려준다는 말인가. 그리고 아담 스미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자기 살길을 열심히 찾다 보면 그것이 모두 다에게 도움이 된다고. 또 정부도 상업성과 수익성을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자금경색이 왜 우리들만의 탓이란 말인가.
과연 우리 나라의 금융시장은 무엇이 문제이고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금융시장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가 어느 일방의 잘못이라고만 말하기도 쉽지 않다. 어느 나라에서든 금융시장은 끊임없이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그것의 해결도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금융시장은 잘 아는 바와 같이 저축과 투자를 연결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여기에는 저축자인 가계와 투자자인 기업이 참여를 하고 있고, 또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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