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공화국의 경제대통령 김재익

80년대의 경제를 평가하면서 대통령이 잘해서 그런거냐, 아니면 여건이 좋았던 덕분이냐 하는 문제는 두고두고 따져봐야 할 논쟁거리다. 어쨋든 전대통령은 집권초기부터 경제정책에 통치의 초점을 맞췄었고 시종일관 여기에 진력해 나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전대통령은 결코 지성적이거나 덕망이 높은 타입의 지도자였었다고 말할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그는 학문을 즐겨하거나 책을 가까이 하는 편이 아니었고 전형적인 무인이었다. 지도력과 통솔력이 뛰어나고 사람을 잘 다루었으며 특유의 추진력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일사천리로 처리하는 면은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그의 학문적 기반이나 지식의 깊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이런 전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눈부신 경제성과를 이룰 수 있었을까? 그것은 아웅산 테러로 순직한 한 경제수석이 전대통령의 머리 속에 경제대통령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펼쳐 한국경제를 살려보려 했지만 번번히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했던 그였지만, 10.26 사태 이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