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우스의 음악과 사랑

신화는 누구나 알다시피 이야기 주머니이다. 하룻밤을 꼴딱 새워 늘어놓아도 신화라는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풍성한 이야기 열매들을 다 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신화는 끝없이 솟아나오는 이야기의 샘이요, 우리의 마음을 웃기고 울릴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과도 같다. 음악과 신화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낭만성이 아닌가 싶다. 태양의 신 아폴론이 태양마차를 타고 온 세상을 돌며 빛을 나누어 주는 동안 금화살을 쏘아 인간세계의 청춘남녀들에게는 물론이고 신들의 가슴에도 사랑의 불꽃을 터뜨리는 에로스, 자신이 흠모하던 달과 숲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활에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오리온의 비극, 미모를 뽐내다가 결국 전쟁까지 일으킨 인간같은 여신들, 나무로 변한 뒤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아폴론 덕분에 영예와 승리의 상징물로 영원히 남게 된 요정 다프네까지 이 모든 이야기들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환상적인가? 수천년을 내려온 역사성과 높은 문학성 덕분에 현대에까지도 유치하다는 핀잔은커녕 그 신비로움과 감동이 나와 같은 독자들을 계속 빠져들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마치 오래된 클래식 음악이 수백…(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