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속의 첫걸음을 읽고

짧은 단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말을 늘어놓는 이유는, 오랫만에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을 읽었기 때문이다. 첫 단락에서 작가는 말한다. 사회주의 속에 버려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무의미하고 아무런 희망도 없는 삶. 그 속에서 나타난 그들만의 습관. 이 모든 것들이 지나칠 정도로 사실적으로 표현이 되어있다. 따분함 속의 권태, 그리고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 그들은 벤치에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떼울만큼 늙지도 않았고, 그렇다 해서 그 당시 군에 있거나, 데모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젊지도 않았다.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하는, 중간에 끼어버린, 술과 함께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람들이 바로 이 글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젊은이들의 생활을 엿보면서, 그들의 생활을 방해하는 것. 정말로 비뚤어진 사람들이지만, 욕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들에게는 아무것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없으며, 인생의 젊은 나날을 추억할만큼 여유롭지도 못하다. 그들에게 있어서 ‘농원’은 더 이상 젊은 날의 추억이 담긴 장소도 아니며, 노후의 안식처도 아니다. 단순한 농원, 자신들이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