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유치환의 삶과 문학

시인을 대개 남성형과 여성형으로 가릴 수 있다면 우리 신시 있은 후에 그 여성형의 대표적인 시인은 김소월이고 남성형의 대표적 시인은 청마 유치환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다림>이나 <그리움>이니 하는 것을 두고도 소월의 경우는 야멸차게 물러서는 여성적인 심성으로 임하고 있는 반면에 청마의 경우는 바위처럼 극복하려는 몸짓이 역력하다. 허무와의 대좌를 보더라도 청마는 의지로써 대결해 보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그리하여 청마의 행적은 생명의 시인으로 의지의 시인으로 우리 시단의 한 특이한 위치를 차지해 왔었다. 그의 초기 시집들인 <청마시초>, <생명의 서>,<울릉도> 등의 일련의 고행 시편들은 시인에게서 자칫 볼 수 있는 소위 '감상'이라고 하는 것을 제거하고 거절하는 투쟁작업이 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초기 작품들에서 허무를 차라리 아픔으로써 감수하면서 극복하려는 투쟁의 작업을 그의 시정신에 부여하고 내면의 설움을 감싸고 있기 보다는 남성형의 자세로서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고 의지하고 나선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