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집] 서정주의 화사집을 읽고

서정주는 우리나라 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다. 일단 그는 등단 후 62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였고 1000여 편에 가까운 많은 시를 남겼다. 그의 시는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리 시사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시를 지은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세월에 따라서 시풍이 변하였다. 그의 인생이 길고, 그만큼 꾸준히 시를 써왔기 때문에 그의 시적 변모과정을 뚜렷이 구분 짓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대체로 학계에서는 그의 시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고 있다. 이 글에서 살펴볼 「화사집」은 그의 초기 작품의 경향을 잘 보여준다. 서정주는 시 활동을 시작하는 1936년 11월에 '시인부락' 편집인 겸 발행인이 된다. 따라서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시인부락' 에 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인부락』은 시문학파의 기교적인 예술지상주의와 주지주의파의 비생명적인 과학성을 다같이 거부하고, 인간탐구를 지향하였던 관계로 '인생파' 또는 '생명파'라는 문학적 칭호를 얻었다. 생명파가 한국문학사에 등장한 시기는『시인부락』이 창간될 무렵이다. 이때는 시의 사조 상 한 공백기로 새 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