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읽고

이 소설은 화자가 어린아이인지라 세심한 심리 묘사나 표현적인 기술이 부족하지만 여타의 다른 애정 소설들과는 달리 또 그 나름대로의 이색적이고 순수한 느낌을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어린아이다운 감성과 이해력의 한계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독특하다고 할까. 이러한 시점은 곧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사랑 얘기라는 것과, 또 이렇다할 구체적인 사건 하나 없는 구성상의 단조로움을 메워줄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한 것 같다. 화자인 옥희가 이 소설에서 두 사람간의 의사소통의 매개이면서도, 그들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은 답답한 느낌보다는 어른들의 사랑얘기에 더욱 순수하고 귀여운 느낌을 자아냈고, 눈에 비친 어른들 세계의 모습을 자기 나름대로 풀이, 생각하는 장면 또한 아이다움과 함께 나에게 절로 웃음이 나오게 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두사람의 사랑의 안타까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가볍게만 생각하고 웃어넘기기엔 무리이다.